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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이 전부 가져가면 동네 매장은 죽는다"… 오디플랫폼 '채널 균형 정책', 대형 온라인 업체와 동네 매장이 공존하는 생태계를 설계하다

  • 구*모
  • 2026-04-21
  • 조회: 1631

플랫폼 비즈니스에는 피할 수 없는 딜레마가 있다. 더 싸고 더 빠른 판매자에게 고객이 몰리는 것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그 흐름을 방치하면 소수의 대형 판매자가 시장을 독식하고 나머지는 도태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배달 플랫폼에서 프랜차이즈가 동네 식당을 밀어내고, 이커머스에서 대형 셀러가 소규모 판매자를 압도하는 현상은 이미 여러 시장에서 반복되어 왔다. 통신 유통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오디플랫폼은 이 문제를 서비스 설계 단계에서부터 정면으로 다룬다. '채널 균형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업체와 오프라인 매장이 각자의 강점을 살리면서 건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플랫폼의 기본 규칙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 정책의 핵심은 단순하다. 온라인 파트너사는 휴대폰 또는 인터넷/TV 중 하나만 취급할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은 둘 다 취급할 수 있다.
 

이 '온라인 택1 정책'이 도입된 배경에는 통신 유통 시장의 구조적 현실이 있다. 온라인 업체는 오프라인 매장 대비 임대료, 인건비, 운영비 등 고정비용이 낮다. 같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비용 구조의 차이 때문에 온라인 업체가 더 공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온라인 업체가 휴대폰과 인터넷을 동시에 취급하면서 전국 단위로 견적에 응답할 수 있다면, 지역 기반의 오프라인 매장은 가격 경쟁에서 밀려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더 싼 가격이 유리하지만, 동네 매장이 사라지면 대면 상담, 즉시 AS, 교체 지원 등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서비스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
 

오디플랫폼 관계자는 "온라인이 전부 가져가면 소비자의 선택지가 오히려 줄어든다"며 "가격만 놓고 보면 온라인이 유리할 수 있지만, 직접 만져보고 설명을 듣고 현장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오프라인의 가치는 대체 불가능하다. 두 채널이 공존해야 소비자에게 진짜 선택의 자유가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택1 정책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은 이렇다. 온라인 파트너사로 가입할 때, 취급 상품을 '휴대폰' 또는 '인터넷/TV'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두 상품을 모두 취급하고 싶은 업체는 별도의 사업자 등록을 통해 각각 따로 가입해야 한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은 실제 매장이라는 물리적 거점을 보유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영업 범위가 지역으로 제한되므로, 휴대폰과 인터넷을 동시에 취급하더라도 생태계 균형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판단 하에 중복 취급이 허용된다.
 

온라인 파트너사에 대해서는 심사 기준도 차별화되어 있다. 휴대폰 분야는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심사하지만, 인터넷 분야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또한 온라인 판매자 수 자체에도 상품별 상한이 설정되어 있어, 일정 수를 초과하면 추가 가입이 제한된다. 이는 특정 상품 카테고리에 온라인 업체가 과도하게 몰려 가격 경쟁이 과열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소비자의 견적 요청 과정에도 채널 구분이 반영되어 있다. 소비자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TV 견적을 요청할 때, '내 주변(오프라인)' 또는 '온라인'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되어 있다. '내 주변'을 선택하면 설정 범위 내의 오프라인 매장들에게만, '온라인'을 선택하면 전국의 온라인 파트너사에게만 견적이 발송된다. 소비자가 직접 두 채널의 견적을 각각 받아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다. 견적서에는 해당 매장이 온라인 업체인지 오프라인 매장인지가 명확하게 표시되어, 소비자가 채널 특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견적 채널 분리 정책은 처음부터 계획되었던 것은 아니다. 초기 설계에서 인터넷/TV 견적은 온·오프라인 통합으로 운영될 예정이었다. 인터넷은 비대면 개통이 일반적이므로 굳이 채널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부 검토 과정에서 온라인 업체의 가격 우위가 오프라인 매장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결국 인터넷/TV 견적에도 채널 구분을 적용하는 것으로 정책이 변경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B2B 상품(소상공인·법인폰)에는 이 채널 구분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B2B 시장은 개인용 시장과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문 판매자 수가 극히 적어, 채널을 나누면 견적 수신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실례로 전주 지역 기준 소상공인 전문 업체가 1~2곳에 불과한 상황에서 채널까지 구분하면 서비스가 성립하지 않는다. 때문에 B2B 상품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구분 없이 통합 견적이 적용되고, 소비자(기업 고객)도 채널을 선택하지 않고 바로 견적을 요청한다. 전국의 전문 업체들이 채널 구분 없이 경쟁하는 구조인 것이다.
 

대리점과 판매점의 구분 체계 역시 통신 유통 현장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했다. 대리점은 특정 통신사 1개와 직접 계약한 업체로, 해당 통신사 상품만 취급한다. 판매점은 대리점 하위의 위탁 판매 업체로, SKT·KT·LGU+ 최대 3개 통신사 상품을 중복으로 취급할 수 있다. 오디플랫폼은 이 업계 표준 구분을 그대로 시스템에 반영하여, 대리점은 1개 통신사만, 판매점은 3개 통신사까지 선택 가능하도록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리점에서 받은 견적은 특정 통신사에 특화된 조건이, 판매점에서 받은 견적은 여러 통신사를 비교한 종합 조건이 제시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심사 과정에서도 채널 특성에 맞는 차등 정책이 적용된다. 오프라인 매장은 사업자등록증 등 기본 서류 확인만으로 가입이 완료된다. 실제 매장이라는 물리적 거점이 존재하므로 별도의 심층 심사 없이도 신뢰도 확보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반면 온라인 파트너사는 상품별로 심사를 거쳐야 하며, B2B 파트너사는 전문성과 실적 검증을 포함한 전체 심사가 적용된다. 이러한 심사 차등화는 '초기 진입 장벽은 낮추되, 생태계 품질은 유지한다'는 원칙의 구체적 실현이다.
 

오디플랫폼의 채널 균형 정책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설계 철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온라인 업체의 가격 경쟁력은 인정하되 독점은 허용하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의 지역 밀착 서비스 가치를 보호하면서도 디지털 전환의 혜택은 동등하게 제공한다. 소비자에게는 가격과 편의성의 온라인, 신뢰와 접근성의 오프라인 중 자신에게 맞는 채널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한다.
 

오디플랫폼 관계자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한쪽이 이기고 한쪽이 지는 시장이 아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각자의 강점으로 경쟁하면서, 그 경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구조. 그게 건강한 생태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택1 정책이 온라인 업체 입장에서는 제약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과당 경쟁에 의한 수익 악화를 방지하고, 채널별로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므로 온라인 업체에게도 이익이 되는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오디플랫폼의 채널 균형 정책이 통신 유통 시장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 온·오프라인이 공존해야 하는 모든 로컬 서비스 플랫폼에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플랫폼이 효율성만을 추구하면 대형 판매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소규모 사업자는 도태되지만, 채널별 역할과 경쟁 범위를 설계 단계에서 정의하면 다양한 판매자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택1 정책의 실효성은 플랫폼에 충분한 온라인 파트너사가 확보되었을 때 비로소 검증될 수 있으며, 초기에는 파트너사 모집을 위해 정책의 유연한 운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